불타는 죄
챕터 2
24개짜리 베이비 소프트 리베로 기저귀, 유기농 아기 음식 브랜드 힙에서 나온 바나나와 쌀 푸딩, 유기농 계란 12개 그리고 그린킹 담배 한 갑. 비너스 로드에 사는 리제가 분명하다. 그녀는 최근에 아기를 낳았다. 그것도 남자 아기. 언제나 유기농 식품을 사고 건강한 삶을 산다. 담배는 아마도 남편 것일 것이다. 남편은 거의 쇼핑하러 오는 일이 없었다. 고개를 들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오렌지 꽃향기가 풍겨왔으니까.
“179.95크로네입니다.”
“그냥 180이라고 하지 그래요.” 리제가 투덜거렸다. 그녀는 기계에 카드를 넣고 뒤에 줄 선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손으로 가린 채 비밀번호를 재빠르게 입력했다. 리브 뢰케는 저 빛나는 누드톤 매니큐어도 아마 유기농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다음 제품들을 스캔하고 있었다. 폴레케르 슬라이스 햄, 케르고르덴 버터 한 상자, 칼스버그 맥주 여섯 팩, 스트뤼느스 간 파테, 덴 감레 파브리크 잼 한 병 그리고 위스카스 고양이 사료 한 캔... 거의 완벽하게 덴마크 브랜드들이다. 그녀는 총금액을 말하면서 쳐다도 보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베르네르 할아버지는 늘 현금으로 계산했다. 신용카드나 노인들이 컴퓨터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멍청한 현대 기술들로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그의 말로는, 정부에서도 어떻게 쓰는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매일 그녀는 사람들이 얼마나 예측 가능한지에 대해 생각했다. 습관은 그들이 누구인지 드러낸다. 쓰레기만큼 구입하는 물건도 그들에 대해 알려준다. 그녀는 브랜드명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거기에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브랜드는 저렴한 제품을 만들고, 또 어떤 브랜드는 품질에 있어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비싼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은 학력이 높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돈을 더 잘 버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니면 그냥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거나. 그녀는 콘돔을 사면서 얼굴이 빨개진 어린 소년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대개 사탕 봉지 같은 것 밑에 숨겨오곤 했는데 요새는 거의 오지 않는다. 피임을 하지 않거나, 아니면 그녀와 마주칠 필요가 없게끔 온라인으로 사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녀는 항상 윙크를 하거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며 그들을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섹스하는 걸 왜 창피해하는 걸까? 피임을 하는 게 창피한 것일까? 이것 또한 이해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었다. 남자친구를 사귀기에 그녀는 너무 뚱뚱했다. 리브가 다른 친구들은 모두 남자친구가 있다며 울자 아름답고 날씬한 그녀의 엄마가 한 말이었다. 그리고 남자 한 명 찾지 못한 그녀를 비웃었다.
“살을 좀 빼봐, 그러면 생길 거야.”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그녀도 노력했다. 계속되는 다이어트를 했지만, 아무 효과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거기에 적응해버렸고, 자신은 통통한 편이라고 부르기로 결론지었다. 그리고 싱글인 것에도 익숙해졌다. 몸매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차라리 혼자인 편을 택할 것이다.
제품을 스캔할 때마다 계산대에서 삐빅하는 소리가 났다. 그녀에겐 일상적인 소리였다. 갑자기 소리가 멈췄다. 레이저가 바코드를 읽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제품을 스캔하려고 시도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있는...